클리닉 칼럼

손을 반복해서 씻는 당신은 ‘난치성 강박증’(?)--국민일보

방치하면 불안이나 집중력 장애로 이어져 사회·경제적 손실 초래

 

[쿠키 건강] 끊임없이 손씻기를 되풀이 하거나 집 문을 나서는데 수십 번도 넘게 자물쇠 잠그기를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강박증 환자들.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의 멜빈 유달 역으로 나오는 잭 니콜슨의 연기는 전형적인 강박장애 환자의 증상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강박장애는 일반적으로 10대 후반~20대 초반에 호발하며, 치료하지 않을 경우 불안이나 집중력 장애로 이어져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학업이나 사회생활에 매우 뒤처져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대한의사협회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위원장 윤방부)는 4월 질병정보로 '강박증'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증상 및 치료법에 대해 소개했다.

 

의협 지향위는 "오래된 강박장애일수록 완치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조기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며, 난치성으로 판명된 강박장애일지라도 뇌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현대생활에서 어느 정도의 강박증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항상 실수하면 어떻게 하나, 뒤처지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과 반복 확인하는 강박행동은 거의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도가 심해져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한다면 일단 강박장애라고 진단할 수 있다. 강박증 환자 중 병·의원을 찾는 사람은 10% 정도로 대다수의 환자는 병을 그대로 방치한 채 살아간다. 증상이 비교적 경할 경우에는 스트레스 조절이나 이환요법, 자가치료 등으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상당수의 환자는 치료기회를 놓쳐 만성이 되어 병·의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 강박증의 원인=

 

강박증의 원인은 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감소 또는 조절장애 때문이라는 이론이 가장 유력하지만, 그 외 복합적인 요인들에 의해 발생한다.

 

아직 강박장애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인자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강박장애 환자의 일차 가족의 35%가 이 질병을 갖고 있다는 보고와 함께 부모가 강박증인 경우 그 자녀가 그 행동을 보면서 강박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있어 유전성이 있는 질병으로 보고되고 있다.

 

◇ 강박증의 증상= 강박증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불합리한 줄 알면서도 반복적인 사고나 행동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오염에 대한 강박사고로 손을 반복해서 씻거나 오염대상을 강박적으로 피하는 행동 ▲가스불을 확인하는 것과 같이 위험한 일이 생길 거 같은 의심 때문에 계속 확인을 하는 강박행동 ▲강박행동이 없이 강박사고만 있는 경우로 대부분 성적인 내용이나 공격적 행위에 관한 반복적 사고 ▲모든 물건을 대칭으로 맞추거나 정확하게 하려는 행동으로 강박적 지연으로 이어짐 ▲어떠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숫자를 세고, 머리를 긁적이는 행동 ▲강박적으로 머리털을 뽑는 발모광과 손톱을 물어뜯는 증상 ▲불필요한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경우

 

◇ 치료시 의사와 환자의 인내가 필요= 강박증이 경미할 경우에는 자가 인지행동요법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나, 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며 치료할 때 효과적이다. 그러나 다소 정도가 심하고 자가 인지행동치료로 조절이 안 될 경우 약물치료를 시작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강박증에 사용되는 약물은 우울증의 경우보다 2배 이상의 고용량을 장기간동안 복용해야 하므로 의사와 환자 모두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 난치성 강박증, 뇌수술로 치료 가능하다=

 

상당한 기간 동안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치료효과가 없는 경우 과거에 복용했던 약물 및 치료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뇌기능 검사와 신경심리검사도 시행한다. 이 경우 10~20%의 환자들은 2~3가지의 약물을 병합하는 약물병합요법과 인지행동치료로 효과를 보지만, 최종적으로 난치성으로 판명되는 경우 뇌수술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뇌수술요법은 과거에 부작용으로 인해 기피되었으나, 최근 뇌영상술의 발달과 수술기법의 정밀화로 거의 부작용이 없는 수술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심어 전기적 자극을 주는 심부뇌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이 강박장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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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0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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