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
학교 생활에서 외톨이로 지내는 소아, 청소년은 몇 가지 범주로 나누어 볼 수가 있다. 첫째, 발달적인 문제로 인한 사회성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 예를 들면 경도의 자폐 성향을 가지고 있거나, 언어가 늦음으로 인해 발달과정상 사회성 습득을 놓친 경우, 둘째, 성격적인 문제로 인한 사회성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 예를 들면 자기애적인 성향이 강하여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거나 유아 독존식의 사고 방식을 가진 경우, 셋째, 정서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경우, 예를 들면 소아, 청소년기의 우울감으로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없어 타인에게 접근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 넷째, 부모의 양육의 패턴으로 인한 경우 예를 들면, 아동의 모든 것을 부모의 방식대로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따라오기를 기대하는 경우이다.
위의 4가지 경우에서 마지막 부모의 양육 패턴으로 인한 외톨이는 대개 초등 학교때까지는 큰 어려움없이 학교 생활을 하거나 학업도 우수한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물론 간혹 초등학교 5, 6학년부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초등학교 과정은 부모의 노력으로 충분히 아동의 학업이나 또래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는 시기이지만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은 부모의 노력으로는 아동을 조절할 수 없는 시기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공부를 하기는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만 하려고 하고, 뭐든지 알아서 하려는 마음가짐이 없고, 시키면 따라서 하지만 그것이상은 하려고 하지를 않으므로 학업성적이 저하되고, 또래관계도 자발적으로 친구에게 접근하는 법이 없으므로 서서히 위축되어 결국에는 하교하면 집에서 나가려고 하지를 않으면서 인터넷으로 게임만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가 컴퓨터 중독에 빠져서 성격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푸념을 하기도 한다. 간혹 부모에게 덤비기도 하지만 어떤 아동은 부모가 뭐든지 하라고 하면 “뭘 해야 하는데?”하며 오히려 반문하기도 한다.
이런 성향을 보이는 아동은 어려서부터 부모가 특히 엄마가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아동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결정을 내려서 스스로 알아서 결정할 필요를 느끼지를 못한다. 엄마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니 말이다. 다니는 학원도 엄마가 결정해주고, 어울릴 친구들도 엄마가 결정해 주고, 오늘은 무엇을 해야 할지 내일은 무엇을 해야 할지 엄마의 지시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해준 내용도 나쁜 것이 없으니 따라만 가도 중간이상은 가는 것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과정은 스스로 자율성을 가지고 사회적 상황에 참여를 하게되는 첫 시기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서 또래와의 관계로 확장하고 정교하게 만드는 시기이며, 이는 아동 스스로 ‘시도와 실수’라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습득하게 되는데 이런 중요한 과정을 놓치게 됨으로서 또래관계가 본격적으로 발현되는 청소년 시기에서 결정적인 어려움을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 시기에 나타나는 이런 비사회적인 외톨이는 얼핏 보면 사춘기에서 나타나는 우울증과 비슷해 보이기는 하지만 우울감이 없고, 우울증의 생리적인 현상 즉 수면이나 식욕의 변화가 없다는 점이 특징적인 차이라고 할 수가 있다.
치료는 우선 부모의 과잉 보호적인 측면을 빨리 해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조그만 일에서부터 자녀가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본인이 결정한 결과물에 대해서는 본인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리고 또래와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예를 들면, 종교적인 모임이나 공통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모임에 참여하는 것을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며, 아동이 가지고 있는 특기나 장점을 통하여 사회적인 접촉을 시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