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기 아동을 둔 부모의 큰 고민 중 하나가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집단따돌림(왕따)을 당하지 않을까"이다.
이홍석 강남성심병원 정신과 교수는 "왕따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면 좋겠지만, 아직까지 아동의 행동이나 심리적인 특성을 보고 왕따가 될 가능성이 높은 아동을 미리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현재로서는 왕따를 당하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의 경우 조기 발견이 더욱 중요하다. 초등학생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기인 데다, 부정적인 사건을 견뎌낼 만큼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해 따돌림을 당했을 때 중고생보다 정신적 상처를 크게 입기 때문이다.
자녀가 왕따를 당하는지 알아보는 지표는 ▲밤에 비명을 지르며 깨는 등 악몽을 자주 꾼다 ▲또래 아이들이 몰려 있으면 다른 길로 간다 ▲핑계를 대며 학교에 가기 싫어 한다 ▲초등학생인데 집에서 말수가 적고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고 부모한테 반항하는 등 사춘기 행동을 보인다 ▲작은 일에 화를 잘 내고 폭력 성향을 보인다 등 5가지이다.
이 중 3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왕따 중일 가능성이 있다.
왕따를 당하는 자녀는 소아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상담받도록 해 자신이 당하는 상황 때문에 정신과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왕따가 심하거나 오래 계속되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나타나 최소 6개월에서 2~3년 이상 심리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교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홍석 교수는 "왕따를 당한 아이는 대부분 원인을 본인한테 돌리며 자책한다. 이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극심하게 만들며, '자아상(自我像)' 확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교사는 문제의 원인은 해당 아동이 아닌 가해자한테 있다는 것을 정확히 알려주고 정서적인 안정을 유지하도록 돌봐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