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스트레스는 어른에게만 생긴다고 여기기 쉽지만 어린이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른이 생각하기에는 아무 것도 아닌 일이 어린이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어른의 경우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원인을 알고 그것을 극복하거나 적어도 피할 수 있지만, 어린이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어떤 상황이 익숙하지 않거나 두렵거나 고통스러울 때, 또는 자신이 없거나 싫은 일을 해야 할 때 스트레스를 느낀다.
이를테면 처음 등교하는 날, 이웃집의 짖어대는 검은 개, 재롱잔치 출연, 친구의 따돌림, 부모의 말다툼, 이혼 등 수 많은 상황이 이들에게 스트레스가 된다.
숨쉴 새 없는 과중한 과외공부나 레슨도, 반대로 아무 할 일 없는 무료함도 모두 참기 어려운 스트레스다.
심한 스트레스를 느낄 때 어린이는 위축되고, 짜증내고, 불안해 하고, 배가 아프고,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손톱을 물어뜯거나, 눈을 깜박거리는 틱이 나타나고, 무서운 꿈을 꾸고, 밤에 오줌을 싼다.
하지만 생활하면서 모든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고 또 피할 필요도 없다. 더구나 모든 스트레스가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를 이겨냄으로써 어린이들은 더 많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큰 자신감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백경훈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교수는 "지나친 스트레스가 자녀의 건강과 행동, 생각 그리고 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나 않는지, 부모들은 주의해서 관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관심 갖고 들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잘한 일은 칭찬해 주고, 실패를 했을 때는 비판보다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다는 격려가 필요하다"며 "자녀가 충분히 노력한 결과에 대해서 부모는 만족해야 하고, 자녀도 자기가 한 일에 만족하는 습관을 갖도록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상황을 대비해 연습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어린이는 부모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연습함으로써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
일기 쓰는 습관은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다루는 데 도움이 된다.
어린이가 스트레스를 극복하는데 선행돼야 할 것은 화목한 가정과 자신감을 길러주는 학교, 충분한 수면, 적절한 영양섭취 그리고 적당한 휴식과 운동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