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전국단위 역학조사ㆍ정책수립 ‘주문’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이사장 반건호)가 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발표한 ‘ADHD 환자 수 2003년에 비해 6년 만에 238% 증가’와 관련, 국내 ADHD 치료율이 아직도 낮은 수준으로 정부 차원의 전국적인 역학조사와 정책수립을 강조했다.
12일 학회는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의하면 2009년 치료를 받은 20세 이하 ADHD 환자 수는 모두 6만2619명”이라며 “이는 6~18세 소아청소년 인구인 850만 명의 0.7%이며 기존 역학조사에 따른 환자 추정치 55만 명의 11.4%에 불과하다”며 아직도 치료가 필요한 소아청소년 9명 중 1명만 치료받고 있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ADHD는 소아기에 시작돼 상당수가 청소년기까지 지속되며 일부는 성인기에도 계속적인 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질병에 이환된 개인에게도 잠재력 개발 장애와 정서적, 성격적 문제 야기를 가져오지만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비용부담을 야기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국가차원에서 가장 우선적인 관심을 갖고 자원이 투입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DHD가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중 가장 흔하고 중요한 질병이지만 아직까지 국가차원의 역학조사도 없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외국의 추정치나 일부 지역 자료를 과도하게 일반화 해 사용하고 있다 보니 잘못된 사회적 편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표적으로 ‘ADHD가 대도시의 상대적으로 부유한 지역에서 흔하게 발생한다’는 잘못된 보도를 사례로 설명했다.
외국의 역학조사를 보면 ADHD는 저소득층 인구밀집지역에서 보다 높은 비율로 존재하는데, 이는 美 질병관리본부 자료에서도 여러 인구학적 변수 중 부모 소득이 ADHD 유병률과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소득이 낮을수록 유병률이 높음을 볼 수 있다는 것.
반면 국내에서는 치료를 받는 아동을 대상으로 주거지를 조사한 자료만 있다 보니 마치 ADHD가 잘 사는 동네에서 많이 발생하는 듯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의료접근성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에 불과한데 잘못된 자료에 근거해 ADHD 치료가 ‘공부를 잘 하기 위한’ 교육열의 산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한편,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 손숙미 의원실에서 주최한 아동정신건강포럼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고, 당시 복지부 관계자는 전국적인 역학조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지금도 시행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하루 빨리 역학조사를 실시해 이를 기반으로 전체 부처에서 일관되게 추진할 정책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희석 기자 (leehan21@bo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