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은 자신 안에 갇혀 세상과 소통을 단절하는 증상이다.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사람인 부모와의 관계도 제대로 맺지 못하며, 말을 전혀 하지 못하거나 늦되고, 잠깐의 눈맞춤도 못할 정도로 주의력·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사회적 관계 형성 장애, 의사소통 장애, 행동 장애가 평생 지속된다.
◆환자 몇 명인지 정확히 몰라
발병 원인을 모른다. 진단 역시 애매하고 쉽지 않다. 자폐증 진단표(CARS) 검사를 통해 자폐증이 의심되면 자폐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병이 있는지부터 검사해보고, 다른 원인이 전혀 없는 경우에 자폐증으로 판정한다.
치료법 역시 증상을 완화해주는 방법만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의료계는 자폐증이 인구 1000명당 1명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며, 자폐 성향을 보이는 아이까지 합치면 대략 400명 가운데 1명으로 본다. 양방과 한방 모두 자폐증을 진단·치료하는데, 지난해 자폐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5164명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인구 1000명당 1명 꼴로 보면 5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환자 수는 모른다. 국내에 치료 기관이 턱없이 부족해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환자가 적잖은 데다가, 다른 유사 질환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자폐증이 있으면 생후 6개월이 지나도 눈맞춤이 안 된다. 눈맞춤은 다른 사람과 상호 작용의 기본이고, 인지기능과 언어 발달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자폐 아동은 이런 능력이 제대로 생기지 않는다. 또한 신체 접촉을 싫어하고, 상대의 말을 무의미하게 따라하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며 괴상한 소리를 지른다. 특정한 물체에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특이하거나 과격한 행동을 한다. 새로운 환경이나 경험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똑같은 것만 고집한다. 대부분 평균 이하의 지능을 갖는다.
◆조기 발견이 유일한 최선책
현재로서 확실한 것은 자폐증을 조기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아진다는 사실 정도이다. 일찍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시켜야 사회에 적응할 수 있다. 따라서 자녀가 영유아기에 자폐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면 바로 병원에 데려가 검사시키고, 부모·주치의·학교(아이가 성장한 뒤 다니는 특수학교나 특수학급)가 협력하면서 꾸준하게 치료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