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강 '우리 아이 왜 말을 듣지 않나?'
"집에 말 안 듣는 아이가 있지 않습니까?"
천근아 교수의 첫마디가 이 강연회에 참석한 80여 학부모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아이와 다퉈 보지 않은 부모는 없다. 그럴 때마다 부모들은 도대체 아이가 말을 안 듣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할 터다.
이때 '우리 아이가 이제 사춘기인가 보다.'라고 여겨 그냥 넘기기 쉽지만, 아이의 반항은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이를 제대로 파악해야 대처 요령도 찾을 수 있다고, 천 교수는 강조했다.
천 교수는 먼저 '말을 듣지 않는다.'라는 표현의 뜻부터 정확히 규정했다.
"일반적으로 어른이 무엇을 지시를 한 다음에 아동이 적절한 시간 안에 요구한 행동을 시작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적절한 시간은 대개 15초 이내를 이르지요."
반항이란, '이전에 언급했던 규칙을 말이나 행동으로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행동'이라고 정의했다. 말을 듣지 않는 행동이 적극성을 띠면 바로 반항이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안 해', '싫어' 따위의 말이나, 괴성 지르기, 물건을 잡아 던지기, 욕하기 등이 모두 말 안 듣는 행동이자 반항에 속한다.
때론 집에서는 말을 잘 듣지만, 학교나 학원에서 반항적인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또 아이들은 대개 아빠를 무서워하기에 엄마에게 더 많이 반항하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그렇다면 단지 말을 안 듣는 것만으로 의학적으로 문제라 할 수 있을까? 말을 안 듣는 행동은 자라는 과정에서 특정한 시기, 만 2~3세와 10대 초반인 초등학교 4~5학년 때 자아를 확인하면서 찾아 오는 정상 행동일 수 있다.
천 교수는 이처럼 발달 과정에서 오는 적절한 반항 행동은, 병적인 경우와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문제 행동을 보이는 시기가 짧고, 빈도가 낮으며, 행동의 심각성도 크지 않다. 예를 들어 전학, 이사와 같이 환경 변화에 따른 급격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의 하나로 문제 행동이 발생하기도 한다.
연령별 반항의 유형을 보면, 만 4세엔 고집이 세다고 느껴지며, 5세 때는 벌컥 화를 낸다. 6세에 이르면 시비를 걸고 싸움을 하며, 짜증을 내거나 욕을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에는 남을 괴롭히고, 거짓말을 하며, 심하게 분노하는 모습을 보인다.
"말을 안 듣는 행동이 문제가 되는 상황은, 아동의 행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자신이나 부모ㆍ형제 혹은 또래 친구에게 정서적 고통이나 해를 주는 경우이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말을 안 듣는 행동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학업 및 또래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성인이 되어서도 반사회적 행동, 또는 범죄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천 교수의 차분한 강연이 여기에 이르자, 여태 애써 감추었던 불안감을 드러내는 학부모들이 눈에 띈다.
천 교수는 엄마가 '이 상황을 참아야 하나, 감당해야 하나?' 하는 고민의 단계에 이를 때도 전문가를 찾을 것을 권했다. 자칫 엄마마저 우울증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천 교수에 따르면, 전형적으로 말을 안 듣는 아이들은 정서가 예민하고, 쉽게 짜증을 내며, 수면ㆍ식사 등 생활 습관이 불규칙하고, 지나치게 활동적이며, 부주의하고 충동적이다. 이런 아이들이 말을 잘 듣게 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적응하는 유연성과 유통성, 좌절을 견디는 힘, 충동을 억제하는 힘 등을 길러 줘야 한다.
이는 실행 기능, 언어 기술, 감정 조절 능력, 남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인지적 융통성 등과 연관이 있다.
예컨대, 말로 자신의 감정을 잘 전달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엄마가 화를 내는 경우, 아이는 더욱 더 말을 듣지 않는다. 그렇기에 조리 있게 말을 하지 못하더라도 엄마는 인내하며 얘기를 끝까지 들어 주어야 한다.
천 교수는 또 말을 안 듣는 행동과 실행 기능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행 기능은 우리 뇌의 전전두엽에서 관리합니다. 일의 우선 순위를 파악하고 처리하는 능력으로, 한마디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지요."
문구점에서 새로 나온 게임기를 보고는 이에 빠져 학원에 늦거나, 빼먹는 것은 바로 실행 기능이 떨어지기에 일어나는 행동이다. 이로 인해 문제 행동이 일어나게 마련인 것이다.
부모는 아이의 실행 기능을 높여 주는 양육 태도를 통해, 말 안 듣는 아이를 말 잘 듣는 아이로 바꿀 수 있다. 실행 기능이 약한 아이에게는 부모가 적절한 감독과 관리를 해 주어야 한다. 숙제를 늦게까지 안 하고 있는 아이를 나무라기보다는 "9시까지 이제 한 시간밖에 안 남았는데, 지금부터 숙제를 해야 하지 않겠니?"처럼 알람 기능을 해 주는 것이다. 또 중간중간 확인을 해, 필요한 도움을 주어야 한다.
천 교수는 부모가 지시를 내린 뒤 이를 확인하지 않고 무관심하거나, 일관적이지 못한 훈육 태도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또 신경질적이고 폭발하는 훈육이나 직접적인 명령을 자주하고, 때리거나 소리지르는 등의 위협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조언했다.
천 교수는 아이에 대한 이해를 힘주어 말했다. 말 안 듣는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직 덜 자란 아이의 뇌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 아이가 하려고 해도 안 되는 부분을 알고, 적절한 도움을 주는 것이 올바른 훈육 방식이라고 거듭 밝혔다. 흔히 아이가 말을 잘 들으면 잘해 주지만, 그보다 오히려 말을 안 들을 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 줘야 한다는 게, 말 안 듣는 아이를 다루는 천 교수의 명처방이다.
그 정보면 해 볼 만하다는 긍정과 그 해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 데 하는 부정이 청들 사이에 교차한다.
"집에 말 안 듣는 아이가 있지 않습니까?"
천근아 교수의 첫마디가 이 강연회에 참석한 80여 학부모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아이와 다퉈 보지 않은 부모는 없다. 그럴 때마다 부모들은 도대체 아이가 말을 안 듣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할 터다.
이때 '우리 아이가 이제 사춘기인가 보다.'라고 여겨 그냥 넘기기 쉽지만, 아이의 반항은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이를 제대로 파악해야 대처 요령도 찾을 수 있다고, 천 교수는 강조했다.
천 교수는 먼저 '말을 듣지 않는다.'라는 표현의 뜻부터 정확히 규정했다.
"일반적으로 어른이 무엇을 지시를 한 다음에 아동이 적절한 시간 안에 요구한 행동을 시작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적절한 시간은 대개 15초 이내를 이르지요."
반항이란, '이전에 언급했던 규칙을 말이나 행동으로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행동'이라고 정의했다. 말을 듣지 않는 행동이 적극성을 띠면 바로 반항이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안 해', '싫어' 따위의 말이나, 괴성 지르기, 물건을 잡아 던지기, 욕하기 등이 모두 말 안 듣는 행동이자 반항에 속한다.
때론 집에서는 말을 잘 듣지만, 학교나 학원에서 반항적인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또 아이들은 대개 아빠를 무서워하기에 엄마에게 더 많이 반항하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그렇다면 단지 말을 안 듣는 것만으로 의학적으로 문제라 할 수 있을까? 말을 안 듣는 행동은 자라는 과정에서 특정한 시기, 만 2~3세와 10대 초반인 초등학교 4~5학년 때 자아를 확인하면서 찾아 오는 정상 행동일 수 있다.
천 교수는 이처럼 발달 과정에서 오는 적절한 반항 행동은, 병적인 경우와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문제 행동을 보이는 시기가 짧고, 빈도가 낮으며, 행동의 심각성도 크지 않다. 예를 들어 전학, 이사와 같이 환경 변화에 따른 급격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의 하나로 문제 행동이 발생하기도 한다.
연령별 반항의 유형을 보면, 만 4세엔 고집이 세다고 느껴지며, 5세 때는 벌컥 화를 낸다. 6세에 이르면 시비를 걸고 싸움을 하며, 짜증을 내거나 욕을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에는 남을 괴롭히고, 거짓말을 하며, 심하게 분노하는 모습을 보인다.
"말을 안 듣는 행동이 문제가 되는 상황은, 아동의 행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자신이나 부모ㆍ형제 혹은 또래 친구에게 정서적 고통이나 해를 주는 경우이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말을 안 듣는 행동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학업 및 또래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성인이 되어서도 반사회적 행동, 또는 범죄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천 교수의 차분한 강연이 여기에 이르자, 여태 애써 감추었던 불안감을 드러내는 학부모들이 눈에 띈다.
천 교수는 엄마가 '이 상황을 참아야 하나, 감당해야 하나?' 하는 고민의 단계에 이를 때도 전문가를 찾을 것을 권했다. 자칫 엄마마저 우울증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천 교수에 따르면, 전형적으로 말을 안 듣는 아이들은 정서가 예민하고, 쉽게 짜증을 내며, 수면ㆍ식사 등 생활 습관이 불규칙하고, 지나치게 활동적이며, 부주의하고 충동적이다. 이런 아이들이 말을 잘 듣게 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적응하는 유연성과 유통성, 좌절을 견디는 힘, 충동을 억제하는 힘 등을 길러 줘야 한다.
이는 실행 기능, 언어 기술, 감정 조절 능력, 남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인지적 융통성 등과 연관이 있다.
예컨대, 말로 자신의 감정을 잘 전달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엄마가 화를 내는 경우, 아이는 더욱 더 말을 듣지 않는다. 그렇기에 조리 있게 말을 하지 못하더라도 엄마는 인내하며 얘기를 끝까지 들어 주어야 한다.
천 교수는 또 말을 안 듣는 행동과 실행 기능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행 기능은 우리 뇌의 전전두엽에서 관리합니다. 일의 우선 순위를 파악하고 처리하는 능력으로, 한마디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지요."
문구점에서 새로 나온 게임기를 보고는 이에 빠져 학원에 늦거나, 빼먹는 것은 바로 실행 기능이 떨어지기에 일어나는 행동이다. 이로 인해 문제 행동이 일어나게 마련인 것이다.
부모는 아이의 실행 기능을 높여 주는 양육 태도를 통해, 말 안 듣는 아이를 말 잘 듣는 아이로 바꿀 수 있다. 실행 기능이 약한 아이에게는 부모가 적절한 감독과 관리를 해 주어야 한다. 숙제를 늦게까지 안 하고 있는 아이를 나무라기보다는 "9시까지 이제 한 시간밖에 안 남았는데, 지금부터 숙제를 해야 하지 않겠니?"처럼 알람 기능을 해 주는 것이다. 또 중간중간 확인을 해, 필요한 도움을 주어야 한다.
천 교수는 부모가 지시를 내린 뒤 이를 확인하지 않고 무관심하거나, 일관적이지 못한 훈육 태도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또 신경질적이고 폭발하는 훈육이나 직접적인 명령을 자주하고, 때리거나 소리지르는 등의 위협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조언했다.
천 교수는 아이에 대한 이해를 힘주어 말했다. 말 안 듣는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직 덜 자란 아이의 뇌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 아이가 하려고 해도 안 되는 부분을 알고, 적절한 도움을 주는 것이 올바른 훈육 방식이라고 거듭 밝혔다. 흔히 아이가 말을 잘 들으면 잘해 주지만, 그보다 오히려 말을 안 들을 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 줘야 한다는 게, 말 안 듣는 아이를 다루는 천 교수의 명처방이다.
그 정보면 해 볼 만하다는 긍정과 그 해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 데 하는 부정이 청들 사이에 교차한다.
이은하 원장이 '말 안 듣는 아이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 원장은 아이가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낼 때 부모가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이해해야 하며, 말 안 듣는 아이에 대한 양육은 이런 이해와 관심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