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칼럼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오해와 진실

  흰색의 빛(백색광)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다양한 색깔의 빛으로 나뉜다. '스펙트럼 현상'이다.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조수철 교수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도 개인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오해도 많다.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남을 이해할 줄 모르는 병이다(X)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상대방의 감정이나 상황을 잘 고려하지 못한다. 상대방이 상처를 받았거나 화났다는 사실도 눈치채지 못한다. 당연히 위로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기적이라는 오해를 받는다. 하지만 사회성이 부족해 알지 못하는 것일 뿐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치료되지 않는다(X)

 자폐는 질병이 아니라 장애다. 이 때문에 치료 목표도 완치가 아니라 행동장애를 줄이고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다. 예컨대 일반 아이들은 특별한 교육 없이도 남들과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만 ASD 아동은 사회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 별도로 필요하다.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교육과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호전된다.

 -모두 천재일 것이다(X)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자폐아 중에는 곡 연주나 암기·암산 등에서 뛰어난 재능을 나타내는 이가 자주 등장한다. '이디어트 서번트(Idiot savant)라고 불린다.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의 약 1%에게서 드물게 나타난다. 하지만 사회생활에 전혀 쓸모 없는 지하철 노선 외우기, 요일 외우기 등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사람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갖고 있다(X)

 병적이지는 않지만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자폐' 성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때의 '자폐'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자기 안으로 숨는 성향이 강함'을 뜻한다. 진단명의 '자폐'와는 다른 개념이다.

 -부모의 무관심·잘못된 양육으로 생긴다(X)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유전 요인에 의한 뇌의 이상으로 본다. 염색체 2, 7번에 있는 유전자에 이상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부모의 양육 태도가 자폐와 관련이 있다는 말은 사실 무근이다.

 -자폐는 여자보다 남자에게 많다(O)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4~5배 정도 많다. 특히 고기능 자폐나 아스퍼거 증후군는 남성이 여성보다 10배 정도 더 많이 나타난다.

 -부모가 똑똑하거나 지식인일수록 자폐아일 확률이 높다(X)

 사회적으로 유명한 사람의 자식이 자폐아일 때 조명되는 경우가 많아 그렇게 보일 뿐 관련이 없다. 부모의 지능과는 무관하다.

 

"교사에게 장애 알리고 도움 청해야"

 

 

 

예일대 소아정신과 김영신 교수와 한국 루돌프어린이사회성발달연구소 고윤주 소장(사진)이 공동 연구한 '한국의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유병률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 지가 선정한 2011년 7대 연구에 선정됐다. 고 소장에게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해 물었다.

 -ASD 아동이 예전보다 늘었나.

 "자폐를 분간하는 검사 기법이 발달하고 관심이 높아지면서 진단을 받는 사례가 늘었을 뿐 과거에 비해 장애 아동이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과거에 비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사회성, 경쟁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회성이 떨어지는 ASD 아동이 조직에 적응을 못하고 겉돌게 되면서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일 뿐이다."

 -주변에서 ASD 아동과 소통하려면.

 "증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어린 아이들에게 말하는 것처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심부름을 시킬 때도 '교실 사물함 세 번째 줄의 32번 칸을 찾아보라'는 식으로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

 -학교 선생님에게 아이가 ASD라는 사실을 알려야 하나.

 "교사에게 편견이 생겨 아이가 불이익을 당할까 봐 장애를 숨기는 부모가 많다. 사회성 발달을 위해서는 치료뿐 아니라 또래와 교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교사에게 장애를 알리고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증상을 자세히 설명하고 함께 대책을 논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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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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