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이하 ADHD)는 전체 아동의 3~2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신질환이다. 국내에서도 ADHD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치료제 과잉사용 등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시애틀어린이연구기관(Seattle Children’s research Institute)에 따르면 미국 내 ADHD환자수는 1970년대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아졌다. ADHD 환자수가 많아진 원인에 대한 분석이 시작된 가운데, 이러한 현상이 부모들의 비현실적인 기대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마이애미대학 연구진은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아이들이 공공교육 및 사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을 분석했다. 그 결과 1981~1997년까지 아이들이 공부에 쓴 시간은 1970~1980년대보다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해당 기간 취학아동뿐만 아니라 미취학 아동의 공부시간도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또 3~5세 아동의 주당 독서시간은 1981년에 평균 29분이었던 것에 반해 1997년에는 평균 84분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역시 3~5세 아동에게 글자나 단어, 숫자 등을 교육시키는 가족 비율은 1993년에 58%에서 2005년에는 77%로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하루의 대부분을 공부에 투자하는 아이의 비율 역시 1970년대에는 17%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에는 58%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과 ADHD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취학 아동 등 연령대가 매우 낮은 아이들의 공부시간이 증가할수록 ADHD 발병비율도 동시에 상승했다는 것.
연구를 이끈 시애틀어린이연구기관의 드미트리 A. 크리스타키스 박사는 “현대의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숙제나 읽기 등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는 반면, 놀이시간은 줄일 것을 기대한다”면서 “비록 ADHD는 생물학적인 상태에 따라 발병하기도 하지만 환경과도 분명한 연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욕심은 아이들로 하여금 뛰어노는 것보다 교육받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한다"고 지적했다.
ADHD와 교육시간 사이의 상관관계를 다룬 이번 연구의 자세한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지 소아과학(JAMA Pediatrics)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