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사망자 60%는 '우울증'…산책이나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
우울감 이기려 술·자해는 상황 악화…절대 금물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2022-03-30 18:01 송고
국내 극단 선택 사망자의 약 60%가 우울증을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울증에 대한 올바른 대처방법을 알아야 할 이유다.
박형근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30일 "국민 4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데 이 가운데 22.2%만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다"며 "극단 선택은 우울증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울증의 대표 증상 중 하나가 극단 선택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과 시도"라고 설명했다.
우울증도 의사의 진찰을 통해 진단된다. 따라서 우울증이 의심되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소개받아야 한다.
우울증에 쓰는 항우울제는 의존성이 없고 병이 나으면 중단할 수 있다. 박 교수는 "부작용을 우려해 치료를 미루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해 나에게 맞는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우울증의 핵심은 기분 증상이다. 우울증이 생기면 우울하고 슬픈 기분이 든다. 이전까지 주변에 보인 흥미나 관심이 사라지고 시큰둥해진다. 그 다음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능이 저하되는 생장(生長) 증상이 있다. 불면이나 과다 수면과 같은 수면 문제, 식욕 감소 및 증가와 같은 식욕 문제가 나타난다. 몸에 기운이 없어지거나 심하게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신체 활동에도 변화가 온다. 안절부절못하고 서성대는 초조 증상이나 행동과 말이 매우 느려지는 지연 증상이 생긴다. 마지막은 인지기능 증상이 나타난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심한 죄책감 또는 스스로가 무가치하다는 생각에 빠지거나, 심하면 극단 선택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른다. 실제로 일부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우울감을 악화시키는 술, 무서운 결과로 이어지는 자해는 금물
자해를 하거나 술을 마시는 등 우울감에서 벗어나려고 신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술은 일시적으로 우울감과 힘든 기분에서 벗어나게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울감을 악화시키고 알코올 사용 장애라는 중독 질환을 유발한다. 자해로 몸에 고통을 주는 행동은 궁극적으로 치명적인 자살시도, 즉 자살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어 절대 해서는 안된다.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가능하면 운동까지
우울증에 빠지면 몸을 움직이거나 대화를 하는 등 작은 무엇이라도 일단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햇빛이 좋을 때 30분만 밖에 나와 가볍게 걷는 것도 좋다. 그것도 힘들면 집에서 가족들과 30분 간 대화를 하거나 음악을 들어도 괜찮다. 박 교수는 "기분이 나아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활동이라면 무엇이든 권장한다"고 말했다.
가장 효과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많은 치료법은 운동이다. 심박수와 호흡수가 빨라지고 몸이 덥다고 느끼는 강도로 매주 3회 이상, 한 회에 30분 이상, 9주 이상 운동을 하면 우울증 치료에 도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