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의대 조정진 교수팀..직장인 8천여명 역학조사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오락문화 및 운동관련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월 급여수준이 380만원에 미치지 못할수록 우울증 위험도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림대의대 가정의학과 조정진 교수팀은 전국 50인 이상 329개 사업장의 근로자 8천522명을 대상으로 `직무스트레스와 우울증'의 관련성에 대해 연구한 결과, 전체 우울증 유병률이 15.9%에 달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한직무스트레스학회에서 만든 한국인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를 이용한 첫 대규모 조사로,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Int Arch Occup Environ Health) 2월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다른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작업 특성 요인들을 바로잡은 결과 △여자에서 △이혼.사별.별거할 경우 △근무시간이 1년 이하에 비해 10년을 초과하는 경우 △주 근무시간이 주 40시간 이하에 비해 50~59시간으로 길 경우 우울증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근무기간이 1년 이하에 비해 1년 초과~3년 이하인 경우와 급여수준이 월 380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우울증 위험이 감소했다.
또한 직업별 우울증 위험도를 비교했을 때는 △오락문화 및 운동관련 서비스업 3.45배 △숙박 및 음식점업 3.34배 △부동산 및 임대업 2.24배 △도매 및 소매업 1.85배 △운수업 1.85배 △금융 및 보험업이 1.6배 등의 순으로 차이를 보였다.
이들 업종은 고객을 많이 접촉하는 업무의 특성상 `감정노동'이 필요한 업무가 스트레스를 유발해 우울증을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물리적 환경(작업의 위험성, 공기오염 등)과 조직 체계를 제외한 모든 스트레스 요인도 우울증관 상관성이 컸는데 △직무요구가 높을수록 △직무의 자율성이 낮을수록 △관계갈등이 많을수록 △보상이 적절하지 못한 경우 △직장문화가 좋지 않은 경우에 특히 위험도가 심했다.
특히 보상이 적절치 못한 경우는 1.58배 가량 우울증 위험을 높였으며, 직장문화가 좋지 않은 경우에도 1.25배 가량 우울증 위험이 높아졌다.
조정진 교수는 "우울증의 대표적 증상은 과거가 후회스럽고, 현재가 불만스러우며, 미래가 불안하다"면서 "직장인의 경우도 예외가 아닌 만큼 스트레스를 해결할 수 없으면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지고 약물치료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긍정적,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