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모들의 아이 걱정에서 으뜸은 단연 공부이다. 하지만 정작 어른으로서 살아가는 데 더 중요하기로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풀어가는 능력이 아닌가 싶다. 미래 사회에서는 대인관계 능력이 좀더 중요해질 것이다.
사회적인 능력 역시 지능이나 신체적인 능력과 마찬가지로 각자 차이가 있다. 사람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아이도 있고 그렇지 못한 아이도 있다. 이러한 타고난 기질이나 능력의 정도는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고 변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른 능력과 마찬가지로 사회성도 키워지고 발전할 수 있다.
사람과 어울리는 것은 본능이지 무슨 기술이 있겠느냐 싶겠지만 잘 안 되는 아이들에게는 만만치가 않다. 먼저 다가가는 것, 끼어들 때와 끼어들지 않을 때를 구분하는 것, 상대방의 기분을 파악하는 것, 타협하고 양보하는 것, 규칙과 순서를 정하고 따르는 것 등 친구 사귀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기술을 배우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아이에 따라서 배우는 속도가 빠른 아이가 있고 늦는 아이가 있다. 일부 아이들은 많이 늦어서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다음 사항만 염두에 두어도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가족간에 평소 따뜻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맺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회성의 기초는 가족과의 관계이다. 사회성 발달이 아주 늦는 아이일수록 친구와 놀기보다는 부모와의 놀이에 초점을 둬야 한다. 둘째, 아이들간의 문제에 어른이 미리 끼어들지 말고 경험을 통해 스스로 배우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셋째, 자신과 다른 사람의 행동을 여러 각도로 살펴보도록 격려해야 한다. 역할극도 좋고 동화책도 좋다. 주인공과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인지 말하기를 부모와 같이 게임처럼 해 보면 좋은 훈련이 된다.
아이의 사회성이 많이 떨어지는 경우라면 어떻게 할까? 우선 나이가 어린 아이와 놀게 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아이의 기능이 떨어짐에도 굳이 같은 나이의 아이들과 어울리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아이는 혼자 외톨이가 되어 배울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다. 아이가 스스로 친구를 만들지 못할 땐 부모가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먼저 '홈그라운드'의 장점을 이용하자. 다른 아이들을 자주 집으로 초대해 안심하고 어울릴 기회를 만들어 주자. 다음으로 엄마가 아이와 함께 친구 집을 방문해 아이 혼자 가는 불안감을 덜어 주고 배울 기회를 만들어 주자. 불안이 너무 높으면 학습이 이뤄지지 않는다. 홈그라운드나 엄마의 존재는 불안을 덜어서 아이의 학습이 이뤄지도록 해 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친구 사귀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부모가 믿는 일이다. 잔소리로만 강조해선 안 된다.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부분에서 우선 고려해 아이에게 부모가 친구 사귀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