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칼럼

주부우울증이란?

주부 우울증

  우리는 살아가면서 우울하다, 울적하다라는 기분을 자주 느낍니다. 그러나, 이런 일시적인 기분과는 달리 우울증이란 단순히 슬프거나, 울적한 기분이 지나쳐서 신체적 또는 정신적인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쳐서 개개인의 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주부 우울증이란 특히 주부에게서 나타나는 우울증을 말하는 것으로 슬픔, 우울한 기분,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생각 등의 증상으로 인해 주부로서의 역할에 지장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주부 우울증의 증상으로는, 계속되는 우울감, 불안, 공허감, 절망감, 죄책감, 무기력감, 의욕 상실, 매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함, 반복적인 자살에 대한 충동, 초조, 피로감을 쉬이 느끼고, 수면 시간이 지나치게 적거나, 지나치게 많음, 식욕 저하나 체중 감소가 있음, 쉽게 짜증이 남,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두통, 소화 불량, 만성 통증 등의 신체 증상이 있습니다. 주부 우울증은 여러 심리적 요인이 작용할 수도 있으나 특히 자식들이 다 성장하고, 남편도 어느 정도 사회적인 지위를 얻은 후에 혼자서 느끼는 공허감과 자신에 대한 무력감, 그리고 자신이 우울하다고 얘기했을 때 생활이 너무 편해서 별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고 핀잔을 주는 남편으로부터 느끼는 괴리감 등이 큰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중년이후에 나타나는 신체적, 생리적 변화가 생활상의 스트레스에 취약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주부 우울증의 사례 1.

  45세 P주부는 4남매의 어머니이다. 젊은 시절 동생들을 위해 대학을 포기하고 직장 생활을 하다 20대 초반에 결혼을 하여 10년 넘게 맏며느리로 시집살이를 했으며 불과 10여년 전 10평이 갓 넘는 집을 산 억척 같이 살아온 주부이다. 첫딸을 대학에 진학 시킨 뒤 둘째가 고3이 되면서부터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어지고 기력이 없어지며 낮동안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전까지는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도 만들고 몸에 좋다는 것은 다 챙겨오는 등 자상하기 이를데 없는 어머니였으나 최근 7-8개월 동안은 관심조차 없이 살아왔음을 알고 자신을 자책하게 되었다. 밤이 되면 낮동안 일어났던 사소한 일들이 자꾸 머리 속을 떠나지 않고 ‘그때 내가 왜 따지지 못했을까?’하는 후회가 들고 이런 생각들 때문에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지난 세월동안의 일에 대해서 남편이 위로의 말도 하지 않는다고 다투는 빈도도 많아지고, 낮잠만 자는 남편에게 화가 나서 부부싸움도 부쩍 자주하게 되었다. 한 번 다투고 나면 며칠동안 온 몸이 쑤시고 아프고 심지어 세수조차 하기 싫어지는 등 심한 무력감 때문에 내과의원에 들렀다가 수개월 치료후 정신과 진료를 권유받고 치료받기 시작하였다.

  주부 우울증 사례 2.

  50대 후반의 여성이 병원에 내원하였다. 얼굴에 윤기도 없이 지쳐 보이고 느릿느릿한 걸음을 어렵게 끌고 들어온 그녀는 3남매의 어머니로 한 남자의 아내로 그리고 연로한 시부모의 맏며느리로서 충실히 지내왔다.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아침에 일어나면, 밤에 지쳐 쓰러질 때까지 한시도 쉴 틈이 없어 전혀 불평할 생각도 못해봤다고 했다. 피곤한 가운데도 늘 웃는 얼굴로 식구들을 대해야 한다는 것이 더 힘들었다라고 말하면서, 그래도 시부모님들이 좋은 분들이라 친부모처럼 따랐고, 아직 두분 모두 정정해서 다행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야기가 계속 되면서 “언젠가는 편안하게 살날이 있을 거라 믿고, 애들 탈없이 자라고 시부모님들 건강하고, 이런 것들이 행복이다 여기면서요... 하지만...지금 생각하면... 나는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이룬 게 무엇인가 하구요...”라고 하였다. 또한 나이가 들어서인지 기력이 쇠하면서, 같은 일을 해도 더욱 힘이 들고, 기억력 감퇴로 인해 방금 둔 물건을 다시 찾는 등 일이 더 많아진다고 한다. 열심히 하고 싶은데, 늘 피곤하고 울적하여 시부모가 보면 섭섭해 하실까봐 신경이 쓰이고, 누구한테 하소연하려 해도 막상 얘기 나눌 상대도 없다는 생각에 하고픈 얘기도 그냥 꿀꺽 삼키고 말아 홧병에 걸린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으로 병원을 찾게 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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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08-01-30

조회수7,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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