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칼럼

잔망스레 반항하는 4살 아이, 아빠의 역할은---조선일보

아빠 교육이라고 해서 엄마의 교육법과 다른 것은 아닙니다. 단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주로 엄마가 아이의 양육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아빠의 역할이 보조적인 것처럼 여겨질 뿐입니다. 하지만 교육에 있어서 엄마의 역할이 있는 것처럼 아빠의 역할도 있습니다. 엄부자모(嚴父慈母)라는 사자성어처럼, 아빠는 부모의 권위를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세살 때까지는 사랑으로 아이를 돌보지만, 자아가 발달하며 반항이 시작되는 네 살 시기부터는 아이에게 옳고 그름에 대해 올바로 알려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 역할을 아빠가 맡아야 하지요.

권위를 갖는다고 해서 아이에게 큰 소리로 꾸짖고, 무엇이든 매를 들어 아이를 가르치라는 말은 아닙니다. 필자의 지인 중에는 절대로 아이 앞에서 큰 소리를 치지 않으면서 가르치는 아빠가 있습니다. 유치원 때까지는 아이가 잘못했을 때 반성 의자에 가서 앉으라고 한 후, 5분 정도 지나면 아이에게 다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려주곤 했지요. 아이가 반성의자에 앉는 상황도 미리 아이와 약속을 했습니다.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며 다른 사람을 때릴 때, 엄마 아빠와 한 약속을 자꾸 어길 때 반성의자에 앉는다는 식의 간단한 규칙만 정했다고 합니다. 반성의자는 아이가 자신이 한 일을 되돌아보며, 화가 난 상황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것에는 도움이 되지만, 아이의 자잘한 잘못에까지도 사용하게 될 경우 오히려 효과가 반감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무릎을 꿇고 앉아 반성을 시키더군요. 체벌은 아이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아이가 스스로 반성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말로 타이르는 것으로만은 안 된다는 것이 지인의 생각이었습니다. 이처럼 아빠는 아이를 기르고 가르치는 데 있어 큰 틀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평소에는 아이와 다양한 놀이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엔 아빠 놀이 책이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참고해도 좋고, 따로 놀아줄 시간이 없는 아빠라면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대화하는 부모란, 아이와 같은 수준의 생각으로 맞춰주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가 미래를 볼 수 있게 함께 바라보고 도와주는 부모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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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08-07-01

조회수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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