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생들은 공부에 녹초가 되어있는 것 같다. 지나친 면도 분명 있으나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아이들은 열심히 하여도 성적이 안나오고 기본적인 학습을 수행하는데 어려워 하는 아이들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학습장애 국가합동 위원회가 있어 국가적으로 학습장애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방법을 찾아나가고 있는 상황이며, 국내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많이 조성이 되고 있는 듯하다.
우리 주위에는 초등학생의 3-6%가 아래와 같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러한 것을 의학에서는 학습장애라고 부르고 있다. 예를 들면, 읽기와 받아쓰기 등을 익히는데 어려움이 있다.(‘ㅏ’ 와 ‘ㅓ’, ‘ㅌ’ 과 ‘ㄹ’, ‘ㅂ’과 ‘ㅁ’ 혼동함), 글자를 빼놓고 읽거나 바꾸어 읽는다, 정확한 발음으로 글자를 읽지 못한다, +,-,×,÷등 계산부호를 혼동한다, 지시나 과제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문제 해결 방식이 답답하다, 변화에 적응하는 데 남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충동적이고 계획 능력이 부족하다, 연필잡기, 가위질, 젓가락질 등 손으로 하는 일이 어색하다, 쉽게 마칠 수 있는 공부나 과제를 오랫동안 질질 끈다, 자신의 방이나 책상의 정리 정돈을 잘 못한다, 말 잇기놀이, 단어찾기 등을 잘 못한다, 말을 늦게 배우고, 발음이 불분명하거나 어휘가 빨리 늘지 않는다, 지능이 떨어지지 않는데 글씨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숫자, 글자, 요일을 아는 데 어려움이 있다, 동작이 느리고 힘이 없어 보인다 등이 있다.
학습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는 아동은 학습지진아와 학습부진아로 나눌 수가 있는데, 학습지진은 지능이 경계선 수준이나 정신지체 수준에 해당되어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 것을 말하며, 학습부진은 아동의 타고난 능력에 비해 학업의 성취가 잘 이루어지지 않거나 그 이하로 떨어질 때 사용하는 말이다. 즉 머리는 괜찮거나 똑똑한 것 같은데 학교성적은 형편없는 경우를 말한다. 학습장애도 넓은 의미에서는 학습부진에 포함된다고 볼수가 있다.
학습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인지적 능력, 학습동기, 정서불안, 주의집중의 장애, 학습방법과 습관의 5가지 요인이 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인지적 능력은 학습능력과 관련이 가장 높은 요인이며, 학습동기는 공부에 대한 추진력을 말하지만, 취학전 아동이나 초등학교 아동의 경우에는 내면의 동기가 별로 없이 주로 외부의 칭찬과 격려로 학습동기가 유발되는 특성이 있다. 학습방법과 습관은 고학년이 되면서 보다 중요해지며 대개의 경우에는 초등학교 3-4학년이 되면 쉬운 학습방법들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중학생이 되면 학습방법이 능숙하게 된다. 중고등학생이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 성적이 안오르는 것은 학습의 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학습장애는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발견하고 치료해나가는 것이 소아정신과적으로 보면 매우 중요한데 이유는 학습장애는 이차적으로 아동의 자존감에 많은 손상을 입히며, 우울증을 동반하게 하며, 또래관계의 어려움까지도 초래하게 만들며, 고학년이 되면 저학년때 습득하지 못한 기초학습 때문에 자신에 맞는 적절한 학습방법을 만들어 가지 못함으로 인해 학습부진의 악순환 고리에 빠져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소년기나 성인기가 되면 학습장애는 수정 및 회복이 어려워진다.
학습장애의 유형을 살펴보면, 읽기 장애, 쓰기 장애, 산수 장애가 있으며 읽기 장애가 80%를 차지하고, 산수 장애가 20%를 차지하며 쓰기 장애는 동반된 형태로 많이 나타나게 된다. 읽기는 한국에서는 대개 만 4세 반이면 거의 완성된다고 보는데 글자를 구분하지 못하거나 글자를 정확히 발음을 하지 못하는 경우와 자신이 방금읽은 문장 또는 문단의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단어의 한 부분을 생략하고 읽기, 써있지 않은 말을 써있는 것처럼 읽기, 읽어야할 단어를 다른 단어로 바꾸어 읽기, 못 읽는 글자가 나오면 그 앞의 단어를 다시 반복하여 읽기, 글자를 발음하는 속도가 늦기, 글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함, 대명사가 지시하는 것을 잘 알지 못함, 수학 응용능력의 저하, 글씨 쓸 때 많이 틀리는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 쓰기 장애 아동은 문장의 문법이 맞지 않거나 구두점을 잘못 사용하거나 문장의 구성이 빈약하거나 철자법의 실수가 많고 글씨를 알아보기 힘들게 쓰거나 사용하는 어휘가 제한되어 있고, 받아쓰기를 잘 못한다. 산수장애가 있는 아동은 수학과목의 성취도가 현저히 떨어지거나 블록 맞추기나 조립같은 공간운동 과제의 수행능력이 많이 부족하고 기억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학습장애가 의심이 될 때, 우선적으로 할 일은 학교의 담임선생님을 만나서 수업태도와 학업성취도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듣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소아정신과에서 아동의 인지능력을 알 수 있는 지능검사, 정서적인 어려움을 알 수 있는 성격검사, 주의력의 문제를 알 수 있는 주의력 검사, 기초학습의 성취정도를 평가하는 기초학습평가를 시행하여 아동의 현재 학습상태를 파악하여 거기에 준하는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개별화된(즉 맞춤식으로)학습 계획을 세워 전문적인 학습치료를 받도록 하거나, 주의력 결핍이나 과잉행동이 있는 경우에는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치료제 복용을 병용해야 하며, 불안 또는 우울 등의 정서적 문제가 동반된 경우에는 약물치료와 놀이치료를 병행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