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칼럼

"ADHD 오남용? 편견으로 치료 외면하는 것이 문제"

"ADHD 오남용? 편견으로 치료 외면하는 것이 문제"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실태조사…복용 경험자 0.39% 불과

등록 : 2008-05-30 08:48

 

지난해 10월 한 시사고발프로그램에서 ADHD(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 치료제가 학습증진목적으로 오남용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지만 실제로 ADHD 치료를 받고 있는 청소년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지난해 11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ADHD 치료제가 일반 청소년들에게 학습증진 목적으로 오남용 되고 있는지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 따르면 한국갤럽연구소를 통해 전국 주요 6개 지역의 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1,015명 중 주의력·학습 문제군은 23.1%, 심각한 주의력·학습 문제군은 3.9%로 였다.

 

'주의집중력·학습문제 개선을 위해 약물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체 1,015명 중 단 1.6%만이 약물을 복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ADHD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는 전체 대상군의 0.39%에 불과했다.

 

학생들이 주의력·학습문제 개선을 위해 복용한 약물 중 ADHD 치료제는 25%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한약이거나 건강보조식품이었으며, ADHD로 의심되는 청소년들 중에서는 10%만이 ADHD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학회는 "청소년의 주의집중력·학습문제 개선을 위해 ADHD 치료제가 오남용되고 있을 것이라는 언론보도나 있었지만 우려와는 반대로 오히려 ADHD의 가능성이 고려되어야 할 청소년의 상당수가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지 않고 있었다"며 "국내에서는 ADHD 치료제의 오남용이 문제가 아니라, 홍보 미흡이나 질환에 대한 편견으로 치료를 받아야 할 ADHD 아동청소년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게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특히 "방송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4월 1일부터 5월 14일까지 ADHD 자녀를 둔 부모 중 방송을 본 학부모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번 시사고발프로그램은 ADHD 치료를 받고 있는 소아청소년 환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방송보도 이후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 변화에 대해 4.5%는 호전됐다, 70.4%는 차이가 없다고 답한 반면 22%는 대체로 악화됐고, 3%는 매우 심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

 

학회는 또 '방송과 언론 보도가 결과적으로 ADHD 자녀를 이해하고 도와주는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라는 질문에도 '매우 부정적 영향'이 9.5%, '대체로 부정적 영향'이 47.7%, '영향이 없었다'가 24.1%, '대체로 긍정적 영향을 줬다'가 18.1%로 나와 마음의 상처를 받은 보호자가 더 많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 치료를 받고 있는 청소년들도 방송을 본 이후 ADHD 치료에 대해 생각에 있어서 '부정적 경향이 매우 증가' 13.5%, '부정적 경향이 대체로 증가' 35.1%, '큰 차이 없음' 45.9%, '긍정적 경향이 대체로 증가' 5.4% 등으로 치료 당사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이 상당했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ADHD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경우 집중력의 개선 뿐 아니라 충동성과 과잉행동이 조절되고 가족관계나 또래관계와 같은 대인관계가 개선되어 아동청소년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 질환"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올바른 정보전달을 통해 ADHD 질환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치료를 받아야 할 아동청소년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첨부파일 다운로드

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08-05-31

조회수3,325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밴드 공유
  • Google+ 공유
  • 인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