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바르고 좋은 말만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또는 생각지도 못하게 나온 말이 아이에게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아들은 남자니까 다소 거친 표현을 써 혼내지 않았는지, 딸아이의 끊임없는 수다와 질문에 귀찮아하거나 나무란 적은 없는지 생각해보자. 우리 아이들은 부모의 어떤 말에 아파할까? 육아서 ‘아들에게 소리치는 엄마 딸에게 쩔쩔매는 아빠’(정윤경 지음, 알피코프 펴냄, 2014)를 참고해 살펴보자.
아들을 아프게 하는 말 3마디
1. "가만히 좀 있어."
자전거에 비유하면 남자는 페달이다. 일단 호기심이 생기면 주체하지 못하고 목표를 향해 돌진한다. 부모는 아이 행동이 이해가 안 된다는 이유만으로 ‘쓸데없는 짓 그만 좀 해!’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서는 안 된다. 남자아이들은 몸으로 직접 부딪쳐 경험하면서 지식을 습득한다. 다소 엉뚱하게만 보이는 생각이나 행동들이 창조의 바탕이 돼 새로운 학문을 탐구하거나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만약 아들이 절대 허락할 수 없는 행동을 하려고 할 경우에는 그것이 왜 안 되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해 주고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해야 한다.
2. "우리 아들 착하지?"
아이가 엉뚱한 관심을 보이거나 자신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떼를 쓸 때, 부모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
"이런 행동은 나쁜 아이들이나 하는 짓이야. 우리 아들은 착하니까 안 그럴거지?"
자신의 욕구를 인식하고 한창 경험을 쌓아가는 아이에게 부모가 욕구와 경험을 '나쁜 짓'이라고 규정짓는 것이다. 이런 말로 아이의 욕구를 자꾸 억제하면 아들은 자신의 정당한 욕구도 '나쁜 짓'으로 잘못 인식하고 자신을 비겁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 결과 욕구 발현에 어려움을 느끼고 사회적 성숙도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주의하자.
3. "아빠한테 이른다."
아들에게 아빠는 동경의 대상인 동시에 엄마를 사이에 둔 경쟁자다. 프로이트는 약 3~5세 남자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이런 특징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해석하고 있다. 이 시기, 발달 과정을 어떻게 거치느냐에 따라 아이의 심리적 건강이 결정된다. 이런 단계에 있는 아들에게 ‘아빠한테 이른다’는 말은 아빠를 큰 위협의 대상으로 느끼게 하고 적대시해야 할 두려운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행위다.
엄마가 도저히 아들을 감당할 수 없다면 아빠와 함께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신경을 쓰자. 아들은 아빠와 함께 놀이나 신체적인 활동을 함으로써 아빠가 자신과 동일한 대상임을 인식하게 된다.
◇ 딸을 아프게 하는 말 3마디
1. "남이 너를 어떻게 생각하겠니?"
여자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유달리 민감하다. 이런 딸의 예민함 때문에 가장 힘들어하는 게 엄마지만, 이를 가장 부추기는 것 또한 엄마다. 딸이 스스로를 챙기기도 전에 엄마가 먼저 남의 눈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이런 양육 태도는 딸이 주체성이 없고 귀가 얇은 아이로 만들거나 자존감을 떨어뜨려 무기력증에 빠지게 할 수 있다.
2. "왜 그런 애들이랑 노는 거니?"
유대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자아이에게 친구는 아주 소중한 존재다. 만약 딸이 어떤 아이와 친하게 지내는지 알고 싶다면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서 관찰해보자. 딸의 친구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저 애 좀 별로다’ 등의 평가는 조심해야 한다. 딸은 그 말을 친구를 향한 비난이자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직설적 표현보다는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3. "너 때문에 엄마가 힘들어."
이런 말을 하면 딸은 자신이 엄마를 힘들게 하는 나쁜 존재라는 생각에 죄책감을 갖기 쉽다. 이런 지적을 자주 듣다 보면 아무리 긍정적인 아이라도 성격이 어두워지고 소심해 질 수밖에 없다. 하물며 소심하고 예민한 아이라면 더욱 자신을 부정적으로 여기게 돼 소통하기 힘든 아이로 자랄 수도 있다.
딸의 변화를 기대한다면 아이의 인격이 다치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떻게 행동해야 잘못을 줄일 수 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