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칼럼

잘자는 학생이 공부도 잘한다?--마이데일리

유난히 높은 우리나라 학구열,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이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가운데 '사당오락'이란 말이 있다.

 

'4시간 이하를 자면 시험에 합격하고 5시간 이상자면 떨어진다'라는 뜻을 가진 '사당오락'.

 

올해 중학교에 들어간 한 아이의 엄마인 박모(39)씨는 "남들은 방과 후에 학원이나 과외 등을 다니는데 혹시나 우리 아이가 뒤처지지 않을까싶어서 한시간이라도 더 공부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개학 후 내신성적관리와 영어교육 등 더욱 교육에 힘쓰고 있다는 박씨는 아이가 지금 당장은 힘들어 할지는 몰라도 미래를 생각하면 잠보다는 공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실제 수능 수험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연구에서도 5시간 이하로 잠을 잔다는 학생들이 46%나 됐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과연 잠을 적게 자면서까지 공부를 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고 수면부족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 '사당오락'은 옛말, 오히려 기억력감퇴 등 유발

잠은 '능동적인 활동'으로 우리 뇌가 적극적으로 수면을 유도하는데 이는 우리 신체 현상 중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수면은 크게 비렘수면과 렘수면으로 나뉘는데 비렘수면은 신체의 피로회복에 꼭 필요한 잠이며 렘수면은 기억력, 정신집중, 감정조절, 원활한 성관계 등을 위해 꼭 필요한 잠이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 교수에 따르면 렘수면은 꿈을 꾸는 잠으로 알려져 있는데 낮에 보고 들은 것들을 오래 기억할 수 있게 장기기억으로 강화시킨다.

 

또 꿈을 통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성기능을 유지시킬 수 있다.

렘수면 중 뇌파를 보면 각성 시 뇌파와 비슷해 수면 중에 뇌가 많을 활동을 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하지만 낮의 뇌활동은 뇌를 피로하게 하는 반면 렘수면 중의 뇌활동은 뇌의 피로를 풀어주고 여러 가지 뇌기능을 건강하게 유지시킨다.

 

따라서 만성적인 렘수면의 부족은 ▲기억력감퇴 ▲가성치매 ▲학습장애 ▲집중장애 ▲과잉행동 ▲잦은 다툼 ▲성격형성에 문제 ▲성생활 문제 ▲불안 ▲초조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또한 청소년들은 사춘기로 들어서면서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들이 모두 잠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다.

 

성장호르몬은 깊은 수면시간인 밤 10시부터 새벽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되며 성장호르몬도 대부분 수면중에 생산되기 때문에 늦게 잠을 자게 되면 이러한 호르몬이 부족해져서 키가 크지않고 발육상태도 부실하게 된다.

 

이외에도 잠이 부족하면 비만이 잘생기고 성인이 된 후에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김원주 교수는 "수면시간이 줄어들면 청소년에서는 학습능력이 저하되고 폭력적인 성격이 생기며 주의력 결핍이나 만성수면장애를 일으킨다"며 "최소한 6시간 이상의 숙면을 취해야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어주고 낮에 공부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사당오락'과 같은 잘못된 이야기는 나중에 대사성 질환이 발생활 위험성이 높아지며 결국 공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옷을 입지 않고 자는 것이 가장 이상적?

좋은 수면습관은 신체와 정신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하다.

이전 모 침대광고에서 메트리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침대는 가구가 아닌 과학'이라고 말을 하기도 했는데 침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메트리스이다.

 

메트리스가 너무 푹신하다면 자고나서 허리통증을 호소하기도 하고 반대로 너무 딱딱하다면 몸의 굴곡에 맞춰 적당히 받쳐주지 못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잘 때 잠옷이나 편한 옷을 입고 자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잠옷이나 속옷을 입으면 옷이 피부를 자극하므로 촉감이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옷의 솔기, 고무밴드 등이 눌리면서 혈액순환이 나빠지고 피부에 압박감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상황이 허락한다면' 옷을 입지 않고 자는 것이 좋다.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은 종종 의자에 앉아서 자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책상에 엎드려서 자거나 의자 두 개를 붙여 간이침대를 만들어서 낮잠을 자는 사람도 있다.

 

우선 엎드려 자는 자세는 팔, 허리뼈와 근육에 부담을 줘 자고 일어나면 신경이 눌려 손이 저리기도 한고 가슴이 책상에 눌려 숨쉬기도 힘들어지므로 양질의 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만약 의자에서 자야된다면 발을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허벅지와 몸통 사이의 각도가 120도 정도 뒤로 젖히고 자는 것이 허리뼈와 근육에 긴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외에도 좋은 수면을 위해 ▲일정한 시간에 취침하고 기상하기 ▲잠자기 5시간 이내 격력한 운동 피하기 ▲술과 담배 자제하기 ▲밝은 빛 피하기 등을 지키는 것이 좋다.

 

이와 관련해 국제수면전문의 코모키수면센터 신홍범 원장은 "잠은 배고픔을 느끼고 그래서 먹고 소화시키고 양분을 흡수하는 것과 똑같이 능동적인 신체과정이기 때문에 결코 줄이거나 생략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또 신 원장은 "하루종일 들고 다녔던 휴대폰을 집에 돌아와 충전하듯이 우리의 몸도 '충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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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09-04-13

조회수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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