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칼럼

우리 아이무표정, 무반응 이라면··· 소아자폐증 의심-[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

유빈(4)이는 오늘도 붐비는 소아병동 엘리베이터 앞에서 두 시간 째 쪼그리고 앉아 하염없이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숫자를 보면서 혼자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다.

 

유빈이의 엄마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복도 한 복판에 앉아있는 유빈이를 데려가려고 달래도 보지만 엄마의 말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괴성을 지르면서 바닥을 뒹굴며 자신만의 의사를 표현해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폐아동은 말로써 자신을 충분히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총체적으로 발달이 안되므로 단계적으로 특수교육을 실시해 사회적, 언어적 발달을 촉진시키며 부적응행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에 따르면 소아자폐증은 주로 3세 이전에 시작되고 그 특징적인 증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 의사소통의 장애, 특이하거나 반복적인 행동 양상을 보이는 장애이다. 자폐장애는 현재까지 보고된 바로는 1만명 당 2~5명 정도로 비교적 드문 질환이며 그 발생빈도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된다.

 

◇ 자폐아동 60~70%가 언어와 행동 문제 유발

 

현재로써는 소아자폐증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발병하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부모의 자녀 양육상 또는 교육상의 문제가 자폐의 원인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송동호 교수는 “부모가 아이와 같이 어울려서 상응해 주기보다는 너무 방치하거나 부모의 애정이 부족해 애착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질환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 역시 증명되지 않은 가설”이라고 말했다.

 

소아자폐증은 남아가 여아보다 4배가량 발생위험이 높고 자폐아 형제가 있는 경우의 발생률은 2~6%로 일반 인구보다 50~75배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보아 유전적 소인이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뇌의 손상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어야 자폐증이 생기는지는 아직 설명이 되고 있지 않지만 자폐아동의 경우 60~70%가 언어와 행동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또 출산 시 문제나 모성의 연령, 약물 사용 여부, 미숙아, 과숙아, 임신 초기나 중기의 출혈 등의 산과적 문제도 연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폐증상을 가진 아동들은 이상한 지각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심하게 다쳤는데도 아파하지 않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TV광고에 과민 반응을 보이거나 또는 혼자 놀면서 이상한 손동작이나 몸동작을 반복적으로 행동하고 희노애락을 느끼지 못해 항상 무표정과 무반응이다.

 

또 자폐아동은 자신이 원하는 사물이나 색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사회성이 발달되지 않아 부모와 조차도 감정교류가 생기지 않아 신체 접촉 자체를 끔찍이 싫어하며 자신의 머리를 박거나 턱을 때리는 등 자해행위를 하기도 한다.

 

◇ 뇌 발달 위해 감각치료와 운동치료 병행

 

소아자폐증을 완치시킬 수 있는 특효약이나 특수한 치료는 현재까지 없는 실정이어서 치료목표는 행동증상을 감소시키고 지연된 언어발달 등은 특수교육과 언어교육을 통해 좀 더 진전되도록 도와주고 자기관리 능력을 길러주는 데에 있다.

 

자폐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는 여러 방법들이 모색되고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런 것들 중에는 매우 성공률이 높은 것이 있으나 어느 한가지만으로 단시일내에 치료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종합적으로 장기적인 치료가 이루어 져야 된다는 점을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경희의료원 신경정신과 반건호 교수는 “자폐아동은 총체적으로 발달이 안되므로 그 나이에 맞게 취약한 부분부터 치료를 하며 개별 자폐아동의 독특한 행동유형을 관찰해 행동양식에 따라 기준을 두고 행동목표를 설정해 특수교육을 실시한다”고 조언했다.

 

언어발달의 지체가 가장 심하므로 뇌 발달을 위해 신체활동을 통해 감각치료와 운동치료를 받도록 하고 의사소통의 사회적 측면을 강조한 방법을 꾸준히 발달시켜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많은 진전이 있도록 한다.

 

자폐아동의 경우에는 더 많은 사랑과 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아동을 키울 때 부모가 일률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한데 같은 행동에 대해 한 부모는 호통을 치고 다른 부모는 감싸주면 아동들은 혼동하기가 쉬우므로 아동의 발달정도와 능력에 맞게 일률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정유숙 교수는 “부모는 자폐아동에게 정상아동에 대한 부모의 태도와 똑같이 기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고 부모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과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게 좋다”며 “자폐아동을 위한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가족들의 꾸준한 노력과 협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첨부파일 다운로드

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09-05-08

조회수2,392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밴드 공유
  • Google+ 공유
  • 인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