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칼럼

“어린이집 안갈래” 떼를 쓰는 어린이에겐…부드럽고 단호하게-경향신문

대부분 가정의 자녀들은 하나 또는 둘이다. 이들 중 부모의 맞벌이로 인해 5세 이하의 자녀들은 (외)할머니 손에 키워지고, 이후에는 어린이 보육 및 교육시설(어린이집, 유아원)에서 지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우리나라 아동들의 성장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송동호 교수가 아이들의 단체생활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

 

-어떻게 아이들을 달래서 보낼까-

 

우선 4~5세 어린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는 것이 만만치 않은 것임을 부모들은 각오해야 한다. 보통 양육자와의 분리불안이 극복되기 시작하는 연령이 만 3세 이후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4세 이후일 경우도 많다.

 

즉 아이에 따라, 양육환경에 따라 가족과 떨어질 수 있는 나이는 다르다. 결국 어린이집에 언제 가느냐는 분리불안의 극복과 관련이 있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경우, 분리불안이 더 늦게 극복될 수 있다. 아이가 집을 몇 시간 동안 떠나 있을 심리적 준비(분리불안)가 되어 있지 않은데, 단지 양육의 편리함 때문에 어린이집을 가도록 강요받기 때문이다.

 

유아교사들은 “처음 며칠 동안만 아이가 그러지 좀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분리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은 며칠 동안 부모와 떨어지지 않겠다고 투쟁하여도 어쩔 수 없음을 알고 대부분 포기하고 다니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적응하는 것 같아 보여도 자신의 중요한 욕구(‘부모와 함께 있고 싶은 욕구’- 맞벌이 집안에서는 어느 정도 정상적일 수 있는)가 좌절되므로 언제든지 떼를 쓸 수 있다.

 

이 경우 분리불안에 의한 떼인지, 나이에 맞는 좌절 반응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후자에 해당하면, 떼를 쓰는 좌절 행동에 대하여 일관적이고 단호하게 반응해야 한다. 즉 어린이집에 보내려 한다는 점을 부드럽게 타이르는 한편 이해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제되어야 할 것은 아이들의 심리적 상태를 항상 살펴보는 자녀육아관이다.

 

우선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관찰하고 파악해야 한다.

 

즉 맞벌이 엄마들은 아이와 오랜 시간 있지 못해 아이가 원하는 것을 잘 모르고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할 수 있다. 또한 부모로서의 위치를 감안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른 자녀상’에 사로잡혀 아이의 요구를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대신 자신만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 경우 서로간의 괴리감만 키울 뿐이다. 먼저 가장 소중한 자신의 자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또 아이의 요구를 지혜롭게 들어주고 반응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이의 요구를 이해하고 난 후 엄마는 어떠한 대답이나 반응을 보여주여야 한다. 그렇다고 보이는 물건마다 사달라는 아이의 떼를 다 들어주라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엄마와 자녀 사이에선 장난감을 놓고 벌이는 승강이에서 이기는 사람은 대개 엄마다. 아이도 이를 인정하고 다른 쪽의 보상을 기대한다.

 

아이의 요구가 다른 욕구 충족을 위한 것인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일종의 자녀와 엄마 사이의 기싸움이자 고도의 심리전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때 엄마는 아이의 입장에서 보는 엄마의 위치를 충실히 찾아가도록 한다. 아이의 요구는 그 동안 비워져 있던 엄마의 자리에서 오는 결핍감을 표출하는 것임을 알아채야 한다.

 

이같은 과정들이 원활하게 진행되게 하기 위해 소아정신과 전문의들을 찾아 도움을 받고, 엄마 자신이 모르는 아이의 요구에 보이는 아이의 속내를 알아내도록 한다.

 

이 과정은 꾸준히 이어지고,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쳐야만 엄마는 자녀에게 자신이 1차 양육자라는 점을 심어줄 수 있다. 즉 ‘키워주고, 모든 생활을 보살피고, 욕구도 채워주고, 가장 가까이 있는 보호자이며, 혼내는 것도 자녀를 위해 하는 정당한 행위’라는 인식을 자녀가 갖게 할 수 있다.

 

-대인관계의 문제해결은-

 

만 3세가 지나면 아이들은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면서 친구라는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게 된다. 놀이방에 가기도 하고 어린이집에 가기도 하고 유치원에 다니기도 한다. 처음으로 맺게 되는 친구관계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의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 상대방과 타협하는 방법을 배우며 친구라는 동질집단에의 소속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대인관계를 경험하는 중 지나치게 위축된다든지, 지나치게 공격적인 것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는 수줍어하고,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힘들어하고, 아이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서만 노는 아이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분명한 것은 친구관계를 많이 경험하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관계의 기본은 엄마와의 애착관계이며 이 관계가 불안정할 경우에는 친구와의 관계 또한 불안정하므로 친구관계보다 엄마와의 관계가 우선적인 치료목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는 새로운 환경을 계속 접하게 하는 것보다는 익숙하고 친근한 환경을 제공하면서 관계를 맺는 과정을 도와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어떤 경우든 아동을 비난하거나 야단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가 죽을까봐 공격적인 행동을 방치하는 것 역시 도움이 안된다.

 

아동들의 중요한 발달과제 중 하나는 자신의 충동이나 감정을 잘 조절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타인에게 해를 줄 수 있는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 그렇지 않도록 잘 가르쳐야 하며 그렇게 표현하게 되는 이유를 잘 살펴 도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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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0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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