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296&aid=0000032108&sid1=001
최근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이하 안아키)라는 인터넷 카페의 극단적인 자연주의 육아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안아키는 "필수 예방접종도 맞히지 말라", "화상에 온찜질을 하라', "배탈ㆍ설사 등엔 숯가루를 먹이면 된다" 등 근거 없는 치료법을 권장해 세간의 빈축을 샀다.
경찰은 안아키 카페 운영자인 한의사 K씨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카페 회원들을 대상으로 의료법 위반 및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아키 외에 ADHD나 틱, 학습장애, 자폐증 등의 질환에도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이 성행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실제 이들 질환에 적용되는 치료법으로 시지각, 청지각, 뉴로피드백, 좌뇌우뇌 밸런스 운동치료, 제독치료, 글루텐이나 카제인을 제거한 식이, 고압산소치료 등 많은 치료법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렇게 근거가 부족한 치료법에 많은 이들이 끌리는 이유로는 '희망'이 거론된다. 대개 아토피, 자폐성 장애, 암 등 만성 질환이나 난치성 질환의 다양한 치료에서 빠르고 뚜렷한 치료 효과가 피부로 느껴지지 않을 때, 효과적인 방법을 찾게 되는 발견적인(휴리스틱) 문제 해결 전략을 시도하는 것이다.
즉, '혹시 ~를 하면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희망 속에 사람들은 근거 없는 치료법이라도 여러 사람이 하고 있는 방법을 믿고 따르게 된다. 결국 이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잘못된 점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것뿐이다.
또 이러한 현상은 증상이 특히 심하거나 만성적이고, 제시되는 치료법에서 좋은 결과를 보지 못한 경우에 더 심해진다. 또 희망이 너무 강할 경우엔, 주변의 '카더라' 통신에 따라 다른 사람과 달리 '우리 아이에게는 이 방법이 효과가 있을지 몰라'는 식으로 이상한 방법을 고수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를 이용해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표준치료를 꾸준히 비난하는 데서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어느새 비정상적인 치료법이 대중에게 표준치료법으로 자리 잡게 되기도 한다. 이들은 대개 표준치료의 부작용을 매우 크게 부각시켜 두려움을 자극하고, 표준치료에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렇게 제시되는 비정상적인 치료법의 경우, 대개는 후일 법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해 부작용이 별로 없는 방법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진짜 치료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것은 중요하지 않다. 한 두 개의 논문에서 우연히 효과가 있다고 나오는 정도의 표본도 근거가 되고, 효과가 없다는 이들에게는 지시대로 꾸준히 따르지 않았다는 핑계가 따른다.
따라서 의학적으로 충분히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 아니고서야 ADHD나 틱, 학습장애, 자폐증의 치료에서 '근원치료가 된다', '꾸준히 장시간 치료하면 좋아진다'는 식의 정보는 신뢰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성질환 환자나 보호자가 이러한 허위 과장광고로 인해 받게 되는 경제적, 시간적, 정신적 고통과 손해는 아무도 보상해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