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공황장애라는데, 다른 큰 병을 놓친 것 아닐까 걱정돼요
▶▶ 독자 고민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히고는 했는데요. 그런 장소를 벗어나면 곧 괜찮아지길래 그냥 뒀습니다. 하지만 최근 석 달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은 숨이 안 쉬어지고, 가슴이 답답해서 병원을 찾게 됩니다. 지난밤에도 응급실에 가서 혈액검사뿐 아니라 엑스레이(X-ray), 심전도 등의 여러 검사를 전부 해봤는데도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니 답답합니다.
‘공황장애’라는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자꾸 병원에서 다른 큰 병을 놓친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스트레스가 굉장히 심한 상황이면 제가 공황장애라는 것을 받아들이겠는데, 그냥 회사에 다니고 애들 키우고 하는 정도의 스트레스는 다들 겪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정신과에서 공황장애약을 먹은 지 2주째인데 계속 가슴이 답답하고 울렁거리면서 숨을 못 쉬는 증상, 기절할 것 같은 기분이 시도 때도 없이 드니까 힘들어요.
A : 만성적 스트레스로도 공황이 올 수 있어…답답하겠지만 인정을
▶▶ 솔루션
내과적 검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공황장애가 아닌 다른 질병이 아닐까 걱정하는 경우를 의료 현장에서 많이 보게 됩니다. 현재까지 공황장애가 맞다는 것을 진단하는 정확한 검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단지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보는 심박변이도 검사 정도가 보조적으로 쓰이고 있을 뿐입니다.
공황 증상을 겪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고통스러운데 만약에 다른 질병이 아닐까 불안해한다면 그 걱정으로 인해 증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한 번이라도 확실하게 전문의를 찾아가서 심장질환이나 갑상선, 호흡기질환이 없는지 검사하는 과정은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일반적인 검사 결과가 미덥지 못해서 여러 번 다른 검사를 하는 것이 건강염려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절할 것 같은 증상은 공황장애 때문일 수 있으나 실제로 의식을 잃는 것은 드문 일이며, 기절한다면 뇌파검사 등 신경과 질환을 살펴봐야 합니다.
어떤 충격적인 사건이 있고 곧바로 공황이 시작된다면, 누구나 자신의 공황 발작을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생활의 스트레스가 만성적으로 쌓여서 공황 발작이 오는 경우, 자기 증상에 대해서 납득하기 어려워합니다. 코로나19 이후 가고 싶은 곳을 못 가거나 스트레스를 풀 수단이 사라지면서 공황장애도 상당히 늘어났습니다. 교감신경이 갑자기 항진되는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이 바로 공황입니다. 이런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은 큰 충격적인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통해서도 충분히 올 수 있습니다.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약물치료를 하더라도 곧바로 효과가 나타나기보다는 2∼3주 이상 지나서 효과가 있는 경우가 많으니 당장 효과를 보지 못한다고 해서 진단이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