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장애(Conduct Disorder)
-청아 소아,청소년 클리닉 성종호(031-812-8275/7582)
1. 품행장애의 개관
학교내의 조직적 폭력, 금전갈취, 절도, 무단결석 등의 문제는 이제 점차 저연령화되어 초등학교를 보내는 학부모들이나 학교 선생님들도 어떻게 이런 “공격적이고 거친아이”를 다루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문제아동을 행동장애, 품행장애, 행실장애라 한다. 행동을 간단히 요약하면 아이의 행동이 주변사람들을 괴롭히고, 특히 또래 아이들과 문제를 일으키며, 기존규칙이나 질서를 파괴하는 행동을 하여 한마디로 통제가 전혀 안되는 아이를 일컫는다. 이러한 행동이 사춘기로 넘어가 계속되어 보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보이는 청소년들을 일반적으로 비행청소년이라 한다.
흔히 초등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다른 부모를 통하여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통보받았을 경우 “아이가 그럴리가?”하고 화를 내거나 남과의 잘잘못을 따지려는 경향이 있다. 자기 자식에 대해 잘알고 있다고 부모들은 생각하지만 뜻밖에 잘모르는 부분이 많다. 반대로 명백한 아이의 잘못이 입증된 경우에는 집안을 망신시켰다는 이유로 무조건 아이를 혼내고 나무란다면 당장은 부모눈에 문제 행동이 안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태를 악화시킬수가 있다.
청소년 비행의 가장좋은 치료책은 다름아닌 비행이다. 이미 몸과 생각이 커지고 행동이 습관화 되어버린 청소년을 치료하기란 쉽지않은 일이다. 예방이란 좀더 어린 나이의 ‘소아행동장애’아동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것이다. 즉 어린나이에 비행청소년이 될 가능성이 강한 아동을 학교와 부모가 조기에 발견하여 전문가와 상의하여 해결점을 찾는일이다.
2. 진단 및 유형
(1) 행동장애의 구체적 증상의 이해를 돕기위하여 참고적으로 미국정신의학회 진단지침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지난 1년간 아래 증상중 3개 이상이 있으면서, 최소한 한 항목은 지난 6개월 동안에 나타나면 진단이 내려진다.
- 주변사람이나 동물들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
ⅰ. 자주 주변 사람을 못살게 괴롭히고 협박한다.
ⅱ. 주변 사람에게 먼저 싸움을 건다.
ⅲ. 칼이나 모둥이 같은 위험스러운 무기를 사용한다.
ⅳ. 사람에게 신체적으로 잔인하게 대한다.
ⅴ. 동물을 못살게 군다.
ⅵ. 남의 물건을 강제로 뺏는다
ⅶ. 강제로 성행위를 한다.
- 남의 재산을 파괴하는 행동으로서
ⅰ. 고의적으로 불을 지른다.
ⅱ. 방화이외의 기물파손 행동을 한다.
- 사기 또는 절도 행위로
ⅰ. 다른 사람의 집, 건물, 자동차를 파괴한다.
ⅱ. 자주 거짓말을 한다.
ⅲ. 물건을 자주 훔친다.
- 중대한 규칙위반으로
ⅰ. 외박을 자주한다.
ⅱ. 2번이상 가출한적이 있다.
ⅲ. 무단 결석을 자주한다.
(2) 유형분류
1) 10세를 기준으로 하여 소아기 발병, 청소년기 발병으로 나뉜다.
- 10세 이전 발병군의 특징(공격성이 주됨)
ⅰ. 공격적이다.
ⅱ. 어릴때부터 기르기 힘든 아이였다.
ⅲ. 4세이전 유아원에서부터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행동을 많이 보였다.
ⅳ. ODD, ADHD, LD(Learning Disability)등의 공존 질병이 많다.
ⅴ. 남아가 여아보다 월등히 많다.
ⅵ. 예후가 불량하다.
- 10세 이후 발병군의 특징(비행행동이 주됨)
ⅰ. 조기 성적 행동이 흔하다.
ⅱ. 약물남용이 흔하다.
ⅲ. ODD, ADHD, LD등의 공존질병이 적다.
ⅳ. 우울, 자살이 흔하다.
ⅴ. 부모병리보다 친구의 영향이 크다.
ⅵ. 예후가 좋다.
2) 사회화, 공격성 유무에 따른 특성
미사회화, 사회화는 타인과의 교감, 공감대 형성,유대형성의 여부나 유무에 따라 나눈다. 미사회화의 경우 또래의 친구가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겉으로만 사귀는 식이다. 특별한 사유나 자신에게 명확한 이득이 없으면 자신을 넘어서 타인을 향하는 법이 없다. 대가를 치르지 않고 타인에게서 이득을 보려는 행동이 두드러 진다. 타인의 느낌, 희망, 입장은 고려하지 않는다. 저지른 일에 걸맞는 죄책감, 후회등도 없다. 고자질을 하거나 책임전가를 잘한다. 그러니 대인관계에서 다른 아이들로부터 고립되고 거절당하거나 인기가 없으며 가까운 나이또래 친구가 없다. 어른과의 관계도 심각한 정도로 불화, 적대감, 분노로 차 있는 경향이 있으나 어른과의 관계는 좋을수도 있다.
사회화의 경우 지속적으로 비사회적 공격적인 행태양상을 보아서는 품행장애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동료집단에서는 잘 융화되어있다. 즉 대체로 자기 나이 또래의 아이들과 적절한 우정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대개또래 집단은 비행이나 비사회적 행위등을 하는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비사회적 행동이 특히 남을 괴롭히는 일이라도 어린이가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는 신의를 지킨다.
공격형의 경우 물리적인 폭력을 가한다. 부모에 대한 폭력을 행사하고 도둑질, 사기, 소매치기를 한다.
비공격형의 경우 폭력은 없으나 일탈, 약물오남용, 결석, 외박과 방화, 슬쩍 훔치는 것등의 행동을 보인다. 가정생활이나 학교 생활이 되지 않는다. 성에 대하여 지나친 관심을 보이거나 조숙하거나 남을 믿지 않고 책임전가를 즐겨 한다. 겉으로는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나 속으로는 자기비하가 많다.
경과는 미사회화되고 공격적인 학생은 반사회인격장애가 될 가능성이 많다. 사회화되고 비공격적인 학생은 성인이 되어 정상적이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3. 원인적 측면
이러한 행동이 왜 생기는 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복잡하므로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개인마다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인 접근이 필요한것이다. 분명한 것은 행동장애가 어느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이 자체의 문제, 아이가 속한 가정의 문제, 더크게 사회 전체 분위기로 관점을 넓혀 흔한 원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아이의 타고난 성격적 문제로는 고집이 세고 주의가 산만하고 충동적이고 과잉행동을 보이는 아동을 예로 들수 있으며, 가정의 문제로는 집안내에 폭력이 난무하는 경우, 아이의행동을 멋대로 방치하는 규율이 없는 가정, 형제가 많은 가정, 부모가 알콜중독자인 경우, 결손가정, 부모의 이혼, 부부불화, 부모의 사랑이 결핍된 가정인 경우를 예로 들수 있으며, 주거 환경이 유흥가나 비행청소년들의 아이들과 잘 어울릴수 있는 경우, 사회적 원인으로는 폭력을 어느정도 정당화 내지 미화하는 사회적 분위기나 잦은 폭력장면등을 들수 있다.
이외에 쉽게 간과할수 있는 부분이 각 개인이 가지는 심리내적인 신경정신과적 취약성을 들수가 있는데 좀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유전적 요인 :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나 약물남용자의 자녀는 행동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그리고 행동장애 아동의 가족에서 반사회적 성격, 물질남요, 기분장애, 정신분열증, 학습장애와 기타 행동장애가 많다고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유전만으로 행동장애의 원인을 설명할 수 없으며 환경적 요인과 기타 생물학적 원인들이 동시에 작용한다고 결론짓고 있다.
(2) 신경학적 이상 : 공격적이고 난폭한 행동을 보이는 아동과 청소년의 경우 신경학적 손상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된다. 정상인에 비해 신경학적 증상, 심리학적 결함, 경련성질환을 가지는 경우가 많이 보고 되고 있다.
(3) 말초 생물학적 지표연구 : 타인에 냉담한 비사회화된 행동장애를 대상으로한 교감신경계 연구이며, 피부전기전도성, 심장박동수, 혈압이 공격적인 행동장애아에서 현저하게 낮다고 알려져 있다.
(4)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 카테콜아민과 세로토닌의 저하, 남성호르몬의 항진
(5) 신경인지검사 :이상뇌파가 많고, 정보처리를 반영하는 지표인 ERP에서 이상소견이 자주 관찰되며, 전두엽기능이 많이 감소되어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4. 경과 및 예후
(1) 행동장애의 자연적 경과
4세부터 16세 사이의 26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1983)에서 어려서 논쟁적이고 옹고집이며 떼를 많이 쓰는 아동들이 점차 커서 반항적 행동, 불장난과 도벽이 생기고 이후에 무단결석, 파괴행위와 약물남용을 하는 경과를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전체적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떼쓰기와 싸움은 감소하나 거짓말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일관되게 나타나고, 훔치기는 10세까지 증가하다가 점차 줄어들며, 무단결석과 약물남용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하지만 행동장애를 보이는 아동의 50%는 성인이 되어 적절한 사회적 적응을 할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40세이후에는 반사회적 행동문제의 숫자가 감소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2) 행동장애와 성인기이 반사회적 행동과의 관계 : 8세부터 32세까지 런던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1991)에서는 소아기의 행동장애은 청소년기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성인기의 반사회적 행동을 예측해 주는 중요한 인지가 된다는 것이다. 특히 정도가 심한 공격적인 유형의 경우 미래의 반사회적 행동에 대한 위험인자가 된다. 사춘기 이전의 아동의 가정내에서만 일어나는 공격적 행동은 장래의 범법행위를 예측해 주지는 않지만, 가정이외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소아기의 공격적 행동은 청소년 비행과 성인범죄를 예측하게 한다. 한 연구에서는 13세 비사회적인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아이의 50%가 성인이 되어서 범죄행위를 저질렀고, 낮은 정도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 아이는 14%만이 성인기에 범죄를 저지르고 심각성도 적었다고 하였다.
(3) 행동장애의 예후
조기발병, 공존 정신질환이 많은 경우, 비사회화-공격성인 유형의 경우에는 예후가 나쁘다. 학업실패 및 정학이나 퇴학, 법률적 문제의 유발, 싸움으로 인한 외상, 사고, 성병, 십대의 원치않는 임신, 매춘, 피살, 가족의 포기, 약물중독, 자살이나 타살의 위험성등이 후유증으로 있을수 있다.
5. 행동장애의 치료
증상과 심각성의 정도에 따라서 치료는 법적인 처벌, 가족에 대한 사회적 지지의 제공, 개인이나 가족의 정신병리에 대한 정신치료, 약물치료등 다양하게 이루어져야한다. 치료장소 또한 가정, 학교, 병원, 기숙학교, 비행프로그램시설을 갖춘 시설등 다양하다. 치료적 접근방법도 다양하여서 개인, 집단 정신치료, 행동치료, 가족치료등이 있을수 있다.
치료의 필수적인 사항은 첫째, 바람지하지 못한 행동을 억제하고 견제하는 틀을 확고히 하며, 둘째, 안전과 치료환경을 동시에 제공해주는 효과적인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동장애의 경우 치료를 시작하기가 매우 어렵고 중요한데, 이는 비적응적 행동이 오래되면 될 수록 더 견고한 증상이 되어 치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 약물치료 : 선택적인 치료효과는 아니다. 하지만 충동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으로 위험한 경우, 주의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 우울증이 있는 경우에는 매우 효과적이다.
(2) 행동치료 : 모델링, 재강화, 연습, 역할수행과 같은 방법을 통하여 새로운 행동양식을 습득하게 하는 방법이며, 전통적인 카운슬링보다 2배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3) 인지행동치료 : 분노조절, 충동조절, 의사소통능력증진에 효과적이다.
(4) 개인정신치료 : 심리내적인 갈등과 심리적 과정에 초점을 맟춘 치료이며, 치료자와 새로운 대인관계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통찰하는 것
(5) 집단정신치료 :
(6) 입원치료
(7) 보조치료 프로그램
(8) 부모훈련 및 가족치료 : 자녀가 따를수 있는 규칙 정하고 적합한 행동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재강화를 해주면서 행동적인 변화를 유도하는것. 가족치료는 가족내에서 한구성원이 고립되고 희생양이 되고 각 구성원간의 의사소통이 없는 것을 교정하는 것
(9) 학교에서의 중재 : 행동조절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개인화된 학습 프로그램과 직업교육을 시행하며, 학습과제를 도와준다. 특히 학습장애를 가진 아동과 청소년에서 조기에 개입이 이루어지면 행동장애를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